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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대 대통령 선거 당선자의 대표 공약은 '여성가족부 폐지'였다. 이는 행정 조직의 정비를 가장한, 젠더 갈등을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전략이었다. 그는 젠더 이슈를 과장하고 단순화하여 특정 계층의 분노를 자극하는 방식으로 지지층을 결집시켰다. 결국 그는 대통령으로 당선되었고, 그의 취임 이후 우리 사회가 여러 방면에서 명백하게 후퇴하였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특히 성평등과 인권 보호의 기반이 되어왔던 제도와 원칙들이 뿌리째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는 성폭력 예방 및 인식 제고, 성범죄 피해자 보호, 직장 내 성희롱 문제 해결 등에 관한 기존 정책의 변경에 그치지 않았다. 우리 사회가 오랜 시간 조금씩 힘겹게 쌓아 올린 인권과 성평등의 가치를 순1억원재테크
식간에 과거로 되돌리는, 없었던 것으로 취급하려는 방향으로 작용했다. 이는 단지 '여성'에 관한 문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이 사회가 정의롭고 평등한 공동체가 되기 위해 노력해왔던 유산 자체가 훼손되고 있는 거다.
가장 먼저 변화가 체감된 곳은 교육 현장이었다. 정부는 교과서와 수업 자료에서 '성소수자', '성평등', '섹슈얼리티'와 오늘의추천주식
같은 단어들을 삭제하거나 금기시하는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이에 민원과 징계를 우려한 교사들은 해당 단어들을 언급하는 것 자체를 피하게 되었다. 이는 단순히 교육 현장에서 단어 몇 개가 사라지는 문제가 아니었다. 나와 다른 타인, 인간의 존재를 부정하고 지우자는 뜻에 가까웠다. 과거 학교에서 이루어졌던 성평등 교육이나 다양한 성 정체성에 대한 수업이 더할 나기관에도전하는개미
위 없이 완벽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러한 수업들은 부족하게나마, 학생들이 타인을 이해하며 존중하는 사회 구성원으로 자랄 수 있게 도와주는 아주 귀중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학생들은 그 기회조차 박탈당하고 있다.
학교는 부당한 사회적 편견들에 대항하여, 평등과 존중의 가치를 가르치고 배워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공간이다. 학생들이 케이씨텍 주식
다양성과 포용에 대한 교육을 받을 기회를 잃게 된다는 것은, 자연스럽게 익힌 사회적 차별과 혐오를 바로잡을 기회를 갖지 못하게 된다는 뜻이다. 타인을 존중하고 공존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학생들이 성인이 되어 만드는 사회가 더욱 분열되고 배타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 것임은 너무나 자명하다.
여성가족부는 성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지원 예산을 연상점상법
대폭 삭감했다. 기존에도 성폭력 피해자들이 심리 상담이나 법률 지원, 임시 거처 지원 등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적 지원이 이루어지기는 했지만, 예산상 문제로 충분하다고 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안 그래도 부족한 예산을 더 삭감하면서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지원은 더더욱 부족한 상태가 되었다. 성폭력 피해자들은 안전망이 없는 상태에서 홀로 고통을 견뎌야 했고, 방치되는 와중에 2차 피해까지 겪는 사례도 늘어났다.
고용노동부는 민간 고용평등상담실을 별다른 설명 없이 갑작스럽게 폐지했다. 이 상담실은 직장 내 성희롱, 성차별, 채용 차별 등의 문제에 대해 실질적인 조언과 해결책을 제공하던 중요한 공간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공간이 사라지면서 많은 여성은 직장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도움을 받거나 호소할 곳조차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지원 체계를 예산 삭감이라는 편법으로 무너뜨리는 것은 평등한 사회를 만들자는 사회적 합의를 무시하고 더 이상 이러한 유형의 피해에 관심을 가지지 않겠다는 독단적 메시지였다.

최근에는 '페미니즘 사상 검증'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탄압이 일터에서 등장했다. 페미니즘은 언급할 수 없는 단어가 되었고, 페미니스트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거나 따돌림을 당하는 일이 발생하였다. 일터의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여성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는 더더욱 어려워졌다. 그뿐만 아니라, AI 기술의 발달로 인해 딥페이크 기술을 이용한 여성 혐오 콘텐츠도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여성 전체에 대한 안전과 인권이 동시에 위협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일이다. 하지만 '여성가족부 폐지'를 선언한 정부에서 제대로 된 대처에 힘을 쏟을 리는 없다.










▲  2022.01.07.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7자 공약을 남겼다.


ⓒ 페이스북 화면캡처




결국 지난 정부에 대한 비판은 단순한 비난을 넘어서, 이 사회가 어떤 가치를 지켜가야 하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게 한다.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구호는 행정 효율화라는 외피를 쓰고 있지만, 실제로는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고 구조적 차별에 침묵하도록 만드는 역할을 했다. 특히 피해자들은 발언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더 깊은 침묵 속으로 밀려났다. 이러한 상황은 단순히 특정 성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이는 민주주의의 건강성, 인권의 보편성, 사회의 포용성에 대한 근본적인 위기를 알리는 것이었다. 과거보다 더 많은 사람이 소외되고, 더 많은 목소리가 사라지고 있다. 피해자가 침묵하는 자리는 사회의 가장 취약한 지점이다.

대통령 파면 이후 다가올 대선은 단순한 정권 교체가 아니라, 이 잘못된 흐름을 바로잡고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 여성의 권리를 보장하고, 성평등을 실현하며, 모두가 안전하고 존엄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 되어야 한다. 유권자들은 대선 후보들이 어떤 방법으로 성평등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인지, 젠더 기반 정책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
젠더 기반 정책은 여성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남성과 여성 모두가 차별 없이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직장 내 성희롱을 예방하고, 육아휴직을 성별과 관계없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며, 누구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일은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일이다. 젠더 기반 정책은 사회 전반의 정의와 공정을 실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우리는 이제 과거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다음 대통령 선거는 단지 새로운 지도자를 뽑는 일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고 싶은 사회가 어떤 모습인지를 결정하는 순간이 될 것이다. 유권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선거에 관심 갖고, 후보의 철학과 정책을 꼼꼼하게 따지고 요구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출발점이며, 모두가 존중받는 평등한 사회로 가는 길이라고 믿는다.
덧붙이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