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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는 나누면서 대꾸도 인사했다. 오늘부터 소위 보였다.“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마포문화재단 대표를 맡겨줘서 3년간 일하고 났더니, 구청장 소속이 국민의힘으로 바뀌었는데도 연임시켜주더군요. 제 위치에서 할 일만 열심히 하자는 각오가 이렇게 인정받는구나 싶었어요.”
송제용 마포문화재단 대표(59·사진)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송 대표는 2020년 당시 유동균 마포구청장의 임명을 받아 3년간 일하고, 박강수 마포구청장의 뜻에 따라 추가로 2년을 더 근무했다. 송 대표는 “서울시에 22개 지방자치단체 문화재단이 있지만 이런 경우의 연임은 한 번도 없었다”며 “박 구청장과 개인적 인연도 없어 다들 의아해했다”고 말했다. “들리는 이야기로는 구청장이 ‘(송 대표는) 성질이 더러운 사람이라고 소문이 났다는데 성질 더러운 사람이 해양금융종합센터 일 잘한다면서 시켜줬다고 하더군요.”
마포문화재단은 서울 문화재단 가운데 자체 기획 공연이 가장 많은 곳으로 유명하다. 서울시 자치구 우수 축제로 선정된 ‘M 클래식 축제’를 비롯해 조성모, 유리상자 등이 출연한 ‘어떤가요’ 시리즈 등 지난해에만 200회 이상의 자체 공연이 이뤄졌다. 기초 자치단체 문화재단 중 유일하게 상주음악가 제도를 금융감독원 운용하면서 마포아트센터 공연장을 채우고 있다.
다채로운 자체 공연은 송 대표의 경력을 보면 이해가 간다. 그는 1990년 당시 굴지의 광고회사인 금강기획에 카피라이터로 입사해 클래식 공연 이벤트 기획자로 활약했다. 피아노를 잘 쳐서 중학교 시절 밴드에서 키보드까지 담당했던 송 대표는 팀에서 유일하게 리스트의 ‘라 캄파넬라’를 알아맞혔다는 뱅크아이 이유로 해외 오케스트라 초청 공연을 도맡다시피 했다. 그는 “전시·공연 기획 능력을 인정받은 덕분에 정치적 색채가 정반대인 조선일보와 한겨레신문에서 각각 9년과 17년간 일할 수 있었다”며 “조선일보의 대우가 더 좋았지만 한겨레신문사에서 좀 더 능동적으로 일할 수 있을 거 같아 옮겨왔다”고 했다.
월급이 더 적은 마포문화재단으로 옮긴 것 sk텔레콤텔레마케터 도 소신껏 일할 수 있다는 장점을 크게 봤기 때문이다. 송 대표는 “취임해서 얼마 뒤 감사를 진행했는데 사내에서 ‘타도 송제용’이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로 반발이 거셌지만 결국 직원들의 인정을 받았다”며 “합리적 수준으로 복지도 늘려주면서 지난해 한국노총 전국공공노조로부터 감사패까지 받았다”고 말했다. “정명(正名)이라고 하죠. 대표에게 어울리는 일을 제대로 신협근로자대출 하고 부끄럽게 살지 말자는 생각으로 텃세를 부리거나 엉터리 민원이 들어오면 절대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다음달 마포문화재단을 떠나는 송 대표는 새로운 일을 모색하고 있다. “직장을 옮길 때마다 받는 돈이 줄어서 아내에게 미안했는데 아내가 ‘당신은 행복수당 많이 받아서 좋겠다’고 해요. 일하는 모습이 행복해 보였나 봐요. 고맙고 더 잘하고 싶고 그렇습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