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식 기행 : 영국 최대 부동산 정보 플랫폼 라이트무브 (Rightmove)[LON: RMV]
라이트무브 앱을 열면 수백 킬로미터 떨어지 동네의 집안 내부까지 여행할 수 있다. /라이트무브 제공
지난해 10월 영국 공영방송 BBC는 영국 부동산 정보 사이트 ‘라이트무브’에 중독된 사람들의 사연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라이트무브는 국내의 네이버 부동산이나 직방 같은 플랫폼과 유사한 매매 또는 임대용 부동산을 모아놓은 곳입니다.
BBC는 하루 수십번 이상 라이트무브를 확인한다는 30대 여성의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그녀는 지금 당장 집을 옮길 생
체리마스터 비법 각은 없다면서도 “라이트무브는 제게 있어선 포르노와 같다"고 고백했습니다. 주택의 실거래가와 실내 사진을 보고 다른 집과 비교하는 데 엄청난 중독성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영국 런던 시내 노팅힐 지역의 주택가 모습. 1베드룸 아파트 매물이 15억원 정도에 나와있다. /최종석
릴게임천국 기자
그녀의 또 다른 취미는 자기 마음에 든 부동산의 실제 위치로 여행을 떠나는 것입니다. 가격과 상관없이 매물로 나온 집을 맨눈으로 보고, 근처 주택도 확인하며 하루를 보낸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부동산을 직접 보러 가는 것을 ‘임장’이라고 합니다.
영국인들도 한국인처럼 집을
릴게임오션파라다이스 구하기 위해서 부동산 플랫폼을 주로 이용합니다. 라이트무브, 주플라(Zoopla), 온더마켓(OnTheMarket) 등이 인기입니다. 이 중에서 라이트무브가 가장 규모가 큽니다. 런던 증시에 상장됐고 런던 증시 우량주만 모은 FTSE 100 지수 구성 종목이기도 합니다.
올스탁 광고비를 내면 '프리미엄 리스팅'이라고 표시해 매물을 강조해서 보여준다. /라이트무브 제공
라이트무브는 2000년 영국 부동산 중개회사, 은행, 보험회사 등이 함께 만든 회사입니다. 현재 특정한 지배 주주 없이 다양한 주주가 소수의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라이트무브의 최고경영자(C
릴게임알라딘 EO)는 2023년 임명된 요한 스반스트롬입니다. 그는 여행 플랫폼 익스피디아에서 14년 일하고 호텔스닷컴 사장을 지냈습니다. 온라인 플랫폼을 성장시킨 경험을 라이트무브에도 적용하고 있습니다.
호텔스닷컴 출신의 요한 스반스트롬 라이트무브 CEO. /라이트무브 제공
라이트무브에는 지난해 기준 약 98만 개의 부동산 매물이 올라와 있습니다. 2023년 84만7000개보다 크게 늘었습니다. 멤버십에 가입한 중개업체와 분양업체 수가 1만9047개에 이릅니다.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매물 수, 회원 수와 더불어 첨단 시스템의 적극적인 도입도 라이트무브의 강점입니다.
라이트무브는 지난주 건축조합 네이션와이드와 손잡고 주택 구입 희망자가 부동산 담보 대출을 미리 알아볼 수 있는 온라인 기능을 세계 최초로 출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새로운 ‘디지털 부동산 대출 확인’ 서비스는 주택 구매자들이 집을 보고 구매를 제안하기 전에 담보 대출 가능성에 대한 실시간 정보를 받을 수 있게 해줍니다.
영국 런던의 한인 타운인 뉴몰든의 주택가. 양쪽 벽을 옆집과 공유하고 작은 뒷마당이 있는 테라스드 하우스(terraced house)가 가장 일반적인 영국 중산층의 주택이다. 3베드룸 주택의 매물이 약 12억~15억원 정도에 나와있다. /최종석 기자
또한 마케팅 도구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해, 중개인들이 조만간 이사할 가능성이 있는 가구에 더욱 집중적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됐다고 회사 측은 전합니다.
지난해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의 호주 부동산 기업 REA그룹이 라이트무브를 62억파운드(약 10조 9200억원)에 인수 제안했다가 거절당하기도 했습니다. 라이트무브 경영진은 인수가가 너무 저렴하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영국 스코틀랜드 북부 스카이섬의 중심 마을 포트리의 주택가. 온라인 부동산 사이트를 통해 이런 곳에서 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다. /최종석 기자
영국 부동산 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 중 하나입니다. 라이트무브에 따르면 상업용 부동산 시장 규모는 1.9조달러로 미국, 중국, 독일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큽니다. 매년 45만명 이상 성인 인구가 증가하는 데 반해 신축 주택은 10만 채 정도 밖에 늘지 않아 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태라고 회사 측은 전합니다.
라이트무브의 작년 매출은 3억8990만 파운드로 2023년보다 7% 증가했습니다. 영업이익은 2억5630만 파운드로 영업이익률이 무려 66%에 달합니다.
라이트무브의 최근 1년간의 주가 그래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구글 캡쳐
주가는 7.53파운드로 지난 1년간 35.3% 상승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회사의 성장세 밝게 바라보는 사람들과 최근의 주가 상승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로 나뉩니다.
글로벌 투자은행 RBC 캐피털마켓은 “이 회사가 부동산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을 효과적으로 조절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 종종 스트레스가 많은 것으로 여겨지는 과정을 간소화했다”며 “올해 매출과 이익이 모두 건전하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JP모간은 더욱 치열해지는 경쟁이 이 회사를 시험대에 오르게 할 것이라고 분석하며 ‘비중 축소’ 투자의견을 내보였습니다.
최종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