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해보험 사옥. 롯데손보 제공
요즘 보험업계에서 느닷없는 ‘공개 저격전’이 벌어졌다. 시작은 메리츠화재의 김용범 부회장이다.
“각 보험사들이 공시한 장기(예상) 손해율 가정을 검토해보니, 전체적인 정합성이 아직 70%에 머물고 있다. 장기 손해율과 현재(실적) 손해율의 연계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도 발견된다.”
지난 14일 실적 발표 콘퍼런스에서 김 부회장이 한 이 발언은, 일부 보험사들이 장기 손해율을 낮게 가정하는 방식으로 실적을 부풀리고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 속뜻은 김 부회장에 이어 나온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사장의 발언에서 좀 더 명확해진다. “메리츠화재의 작년 말 예상
급등종목 손해율과 실적 손해율의 차이는 14%포인트다. 타사에 비해 매우 보수적이다.”
하루 뒤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메리츠화재의 주장을 거드는 듯한 발언을 내놨다. 이 수석부원장은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일부 보험사가 단기 성과를 위해 장기 안정성 훼손을 감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와 논의를 통해 필요한 보완조치가 준비되면 안내하
10일선매매 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16일에는 보험업계 맏형 격인 삼성생명에서 결이 다른 주장이 나왔다. 변인철 삼성생명 계리팀장(상무)은 이날 실적 설명회에서 메리츠화재 발언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예실차(예상과 실제의 차이)가 0에 가깝게 최선 추정해서 부채(미래 지급 보험금 등)를 평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장기 손해율의 ‘보수적 추정
바다이야기 공략법 ’이 목표가 아니라 ‘전망의 현실성’이 더 중요하다란 원론을 상기시킨 것이다.
이런 공방은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개별 보험사별 회계 작성 자율성이 커진 데 따른 논란이 배경이다. 장기 손해율을 낮게 가정하면 그만큼 보험부채가 줄어 당해연도 실적이 불어난다. 그에 따라 마케팅에 영향을 주는 업권 순위에도 변동이 있을 수 있
릴게임다빈치 다. 물론 건전성 지표도 착시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
이런 까닭에 당국도 새 회계제도 도입 이후 ‘낙관적 가정’을 하지 못하도록 행정지도를 하거나 제도 보완 방안을 검토해왔다. 금융당국은 올해 초 ‘보험 계리 감독 선진화 로드맵’ 수립을 업무계획으로 제시한 바 있다. 다만 당국은 건전성 감독 중심으로 로드맵을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
다우기술 주식 회 당국자는 “재무회계 기준에까지 금융당국이 가이드라인을 촘촘히 내는 건 (각 회사에 회계적 자율성을 준다는) 새 회계기준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보험업계에선 이번에 불거진 업체별 공개 저격전은 제도가 회색 지대에 놓여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의도적 전략이란 풀이도 나온다. 당국이 준비하는 로드맵이 좀 더 자사에 유리한 형태로 수립되기 위해 여론전에 나섰다는 시각이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적 설명회 때 굳이 경쟁사를 비판하는 발언을 내놓는 건 다목적 포석이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도 업체 간 신경전이 예상된다”고만 말했다. 공격적인 영업과 성과주의를 앞세운 메리츠화재는 수년간 급성장하며 삼성·디비(DB)손보·현대해상 3강 구도를 허문 바 있다. 분기 순이익 기준 메리츠화재와 디비손보는 손보업계 2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 중이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