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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의에서는 낙태죄로 처벌하지 않는 ‘임신 주수’에 대한 논의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낙태죄 전면 폐지가 아니라 낙태죄를 형법상 그대로 두되 특정 임신 주수 동안만 낙태를 허용하는 방안이 주요하게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말 개최됐던 5개 부처 차관 회의에서도 낙태 허용 기간을 ‘임신 14주 내외’로 하는 방안이 주로 다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와 여가부는 낙태죄를 없애 낙태를 비범죄화하자는 입장이지만, 다른 부처들과 이견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신 14주는 지난해 4월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에서 제안된 낙태 허용 기간 중 하나다. 헌재는 낙태 처벌 조항이 담긴 형법 제269조·제270조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올해 12월31일까지 법을 개정하라고 밝혔다. 현행 형법 269조와 270조는 낙태 수술을 받은 여성과 수술한 의사를 각각 1년 이하, 2년 이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당시 단순위헌 의견을 낸 헌재 재판관들은 “‘임신 제1삼분기’(마지막 생리기간 첫날부터 14주 무렵)에는 임신한 여성이 자신의 숙고와 판단 아래 낙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낙태 허용 기간을 임신 14주 내외로 제시했다. 반면 헌법불합치 의견을 제시한 재판관들은 ‘임신 22주 내외’가 “태아가 모체를 떠난 상태에서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시점이며 임신 유지와 출산 여부에 관해 (임신한 여성이)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보장되는 시기”라고 했다. 법조계에서는 헌재가 제시한 임신 14~22주 내외를 기준으로 국회가 법 개정에 나설 것으로 예측해왔다.
다만 낙태죄를 폐지하지 않고 임신 주수로 낙태 처벌 기준을 정하는 방식은 지난 8월 발표된 법무부 자문기구 양성평등정책위원회의 권고와 배치된다.
위원회는 권고안에서 “임신 주수에 따라 낙태의 허용 여부를 달리해선 안 된다”며 낙태죄 전면 폐지 입장을 냈다. 위원회는 “사람마다 신체적 조건과 상황이 다르고, 정확한 임신 주수를 인지하거나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일정한 임신 주수를 정해놓고 처벌 여부를 달리하는 건 형사처벌 기준의 명확성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정치권 관계자는 “권고안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는 게 법무부가 처한 딜레마다. 이번 회의에서 청와대가 문제를 풀어주길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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