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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공영방송사 아에르데(ARD)와 체트데에프(ZDF)가 12·3 내란 사태 이후의 한국 상황을 다루며 ‘부정선거 음모론’ 등 극우 세력의 편향된 주장만 반영한 다큐멘터리를 공개하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한국의 언론·인권단체들은 공동 성명을 내어 “이토록 편향되고 왜곡된 다큐멘터리를 독일 공영방송이 방송한다는 사실을 전세계가 지켜 아파트 대출한도 보고 있다”며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오픈넷,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연대 등 16개 단체로 구성된 ‘혐오와 검열에 맞서는 표현의 자유 네트워크(21조넷)’은 6일 성명을 내어 “독일 아에르데와 체트데에프가 운영하는 티브이(TV)채널 ‘피닉스’ 웹사이트에 ‘인사이드 코리아―중국과 북한의 그늘에 가려진 국가 위기(INSIDE SÜDKO 등록금지급실행 REA - STAATSKRISE IM SCHATTEN VON CHINA UND NORDKOREA)라는 30분 분량의 다큐멘터리가 지난달 25일 공개됐다. 이 다큐멘터리는 6일(현지시각) 아에르데와 체트데에프에서 방송될 예정이라고 한다”라고 알렸다.



독일 공영방송사 아에르데( 서울신용보증 ARD)와 체트데에프(ZDF)가 제작하여 6일(현지시각) 방영을 예고한 다큐멘터리 ‘‘인사이드 코리아―중국과 북한의 그늘에 가려진 국가 위기(INSIDE SÜDKOREA - STAATSKRISE IM SCHATTEN VON CHINA UND NORDKOREA)’의 한 장면. 피닉스 누리집 갈무리


‘ 학자금대출상환제도 인사이드 코리아’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한국의 정치적 위기를 조망하면서 철저하게 극우 진영의 목소리만을 반영하여 제작된 다큐멘터리다. ‘저널리스트’라고 소개된 극우 유튜버가 “계엄령은 합법·합헌“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부정선거 음모론을 신봉하고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을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이 등장하고 중국과 북한의 선거 개입설도 실체가 없는사람취급 있는 주장인 것처럼 해설한다. 이러한 주장에 대한 반론이나 서부지법 폭동 등 극우 세력이 일으킨 폭력 사태는 다루지 않았다.
21조넷은 이 다큐를 가리켜 “현재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더욱 위태롭게 할 극도로 편향되고 왜곡된 방송”이라며 “한국에 대한 외국 언론사의 뉴스와 다큐를 많이 보아왔지만 이토록 허위정보에 가까운 콘텐츠는 본 적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21조넷은 이 다큐가 “국민 다수가 납득하지 못하는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 자기변명, 극우 지지자의 발언, 신뢰도 낮은 전문가 인터뷰, 이들의 주장을 토대로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부풀리는 서사를 반복하고 있다”며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을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독일 공영방송사 아에르데(ARD)와 체트데에프(ZDF)가 제작하여 6일(현지시각) 방영을 예고한 다큐멘터리 ‘‘인사이드 코리아―중국과 북한의 그늘에 가려진 국가 위기(INSIDE SÜDKOREA - STAATSKRISE IM SCHATTEN VON CHINA UND NORDKOREA)’의 한 장면. 피닉스 누리집 갈무리


아울러 21조넷은 “이 다큐의 가장 큰 문제는 유럽이 냉전 시대에 가졌던 동아시아에 대한 선입견을 부활시켰다는 점이다. 다큐는 현재 한국의 사태를 ‘중국-북한-극좌 야당의 은밀한 정치 동맹’과 ‘미국-일본-여당’이라는 이분법적 냉전 구도로 바라보고 있다”며 이러한 프레임은 중국과 북한의 공산주의 세력이 한국을 장악하기 위해 선거에 개입했다는 망상적 음모론에 힘을 실어주고, 유럽의 시청자들이 “한국을 일제 식민지에서 해방된 직후의 부실한 민주주의 후진국으로 여기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21조넷은 “이 프로그램은 한국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있는 극우 세력의 폭력에 국제사회가 정당성을 부여할 선전 수단으로 쓰일 것이다. 이러한 효과로 독일 역사의 20세기 나치즘이 21세기 한국에서 부활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19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의 진상을 최초로 취재하여 세계에 알렸던 외신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가 아에르데 특파원이었던 점을 거론하며 “그가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전세계에 알렸던 한국 민주주의 투쟁의 역사를 아에르데가 부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1조넷은 이날 성명의 영문판을 외신기자들에게도 배포할 예정이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