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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과 관련해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이 가능하다는 잘못된 교훈을 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에 유리한 방향으로 종전 협상을 이끌어갈 가능성이 점점 짙어지자, 이를 경계하는 동시에 국제사회를 상대로 대(對)러시아 견제를 호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일본 아사히신문·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전날 밤 화상으로 열린 주요 7개국(G7) 화상 정상회의에서 "3년 전 부산우리저축은행 (러시아의) 침략 이후 러시아에 맞서 투쟁을 이어가는 우크라이나의 용기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번 G7 정상회의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3년을 맞은 24일 밤, 올해 G7 의장국인 캐나다 주최로 열렸다. 40여 개국 정상과 국제기구 수장,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참석했다. 이시바 총리는 미국을 비 2000천만원 롯한 G7 국가들을 향해 "외교적 노력으로 사태를 해결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우크라이나에 공정하고 영속적인 평화를 실현하려면 앞으로도 G7의 결속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대(對)러시아 제재 유지 필요성도 역설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애니메이터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3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키이우=AP 뉴시스


우크라이나에 힘을 실어 주자는 이시바 총리 주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 구상과는 거리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우크라이나가 요구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매우 부정적 고순종 이다. 더욱이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 대부분을 "현 상태로 두자"고 하는 등 친(親)러시아 입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종전 논의를 언급할 때마다 국제사회가 써 왔던 '러시아의 침공(또는 침략)' 문구 대신 '우크라이나 분쟁'이라는 표현을 쓴다. 러시아의 전쟁 책임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다.
트럼프 행정부 의도대로 일반신용장 이번 G7 공동성명에는 '러시아의 침략' 언급이 빠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 반대 때문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24일(현지시간) 채택한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결의도 해당 문구를 쏙 뺀 채 제출된 미국의 제안이었다. 아사히는 "지난해 G7은 다섯 차례나 '침략'이라는 용어를 써 러시아를 강하게 비판했다"며 "(그러나) 이번에는 러시아를 비판하는 표현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비판 관련 표현을 조율 중임을 시사했다. 이와야 장관은 그러면서도 "이시바 총리가 호소한 의견이 (G7 공동성명에) 확실히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한다"고 말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