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0일 오전 가천대 길병원 내과 집중치료실에서 간호사들이 환자를 돌보고 있다. 2025.3.20/뉴스1



"의정 사태 이후에 중증외상 환자를 보기 어렵다고 하는 병원이 많아서 서울, 시흥 할 것 없이 모든 지역의 환자를 받고 있습니다."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1958년에 문을 연 인천시 가천대학교 길병원은 공공의료를 담당하는 국립대병원이 없는 인천지역에서 통상 국립대병원의 역할을 해오고 있다. 특히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서 종합병원, 지역병의원과 보건소, 유관기관으로 이어지는 필수의료 전달체계를 마련해 1200여개 협력병원과 진료네트워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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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 가천대길병원 권역중증외상센터에서 만난 이길재 외상외과 교수는 의정 사태 전에 중증외상센터로 오는 환자가 연에 600~700여 명 정도였는데 사태 이후에는 800명가량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다른 병원에서 중증환자가 지금 가도 되냐고 묻는데 상급병원이 받지 않으면 환자가 어디로 리먼브라더스 가겠나"라며 일단 1차 응급조치라도 취한 다음 환자 상태가 괜찮아지면 전원하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나 섬이 많은 인천 지역은 어업·조업이 활발해 외상환자 발생률이 높다. 길병원은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중증 응급환자 이송을 위해 2011년 닥터헬기를 전국 최초로 도입했으며 현재까지 1800여 회 운항했다.
파산면책후누락채권 상급종합병원 참여한 길병원…일반병상 10% 감축, '섬세한 돌봄' 중환자실 만족도 올라
지난해 8월 정부는 상급병원이 '중증·응급·희귀질환자 중심 병원'으로 기능하도록 하는 내용의 의료개혁 실행방안을 발표했다. 지난 연말까지 전국 47개 모든 상급병원은 일반병상을 축소하고 중환자실 병상을 늘리는 계획 등을 통해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개인파산대출
가천대 길병원은 사업 참여 전 일반 1090병상, 중환자실 150병상을 가동했으나 참여 후 일반은 985병상으로 약 10% 감축했고 내과계 집중치료실의 중환자실을 6병상 늘렸다. 사업에 참여한 지 반년이 되지 않아 이룬 성과다.
이날 오전 10시경 길병원의 내과 집중치료실(중환자실)은 자리가 다 차 있었다. 특히 환자가 다가구전세보증금 혼자 방을 사용하는 격리실은 8개였는데 진료지원 간호사(PA)를 포함한 간호사들이 환자의 상태를 수시로 확인하며 격리실을 드나들고 있었다. 박수경 수간호사는 "최근에는 격리실을 더 많이 만드는 추세"라며 "소음에 예민할 수 있는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했다.
지난해 2월 의료개혁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병원을 이탈한 이후 모든 상급병원에서는 의료인력 부족과 업무 범위 등에서 혼란이 있었다. 길병원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의정갈등이 1년이 넘어가는 동안 현장을 지키는 의료진의 노력 덕에 병원에 오는 환자들, 특히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중환자실의 입원환자들은 불편함 없이 치료받을 수 있었다.



박현미 가천대 길병원 기조실장(신경과 교수) 2025.3.20/뉴스1


진료량 기반 보상체계에서 정밀한 수가보전 논의 필요
박현미 기획조정실장(신경과 교수)은 이러한 의료진의 노력으로 의정 사태가 끝난 줄 아는 환자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의료인력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사방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사명감과 열정만으로 일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수련 및 보상 체계를 확립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공의들을 전문 의료인으로 키울 수 있게 하는 수련체계 확립과 더불어 정당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병원들은 진료량을 기반으로 운영해 왔으나 상급종합병원 구조사업으로 상급병원들은 진료량은 줄고 진료의 난도는 올라갔다. 진료와 수술 등이 어려운 환자의 비중이 는 만큼 의료진의 전문성과 진료 시간이 확보돼야 하는 것이다. 또한 줄어든 진료량만큼 수가를 보전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정부도 일부 중증·응급 수술 등에 수가를 가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내과 환자가 3분의 2를 차지하는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박 기조실장은 "수가 체계가 더 정교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는 전원에 대한 수가가 없고 외래로 오는 환자에 대해서만 수가가 지급된다"고 했다. 입원을 한 환자가 병원에 오기 위해서는 퇴원 절차를 어쩔 수 없이 밟아야 하는 불편이 있는 것이다.
이어 "수가 보전을 확대하는 소아청소년과나 산부인과 환자의 사례는 전체 환자 비율 대비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러한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2027년까지 연간 약 3조 3000억 원, 총 10조 원의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한다. 그중 30%의 금액은 병원의 성과에 따라 지원할 방침이다.
ur1@news1.kr